클레이파크 > 화제의 전시 > 이수종-철화분청전

들녘의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히고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난다는 백로입니다.
갤러리 담에서는 자연과 인위,즉 흙과 불의 깊은 이해를 통해서 오랜 조형작업을 해온 이수종의 철화분청전을 마련했습니다. 직사각형, 긴 원통, 때로는 둥근 타원형의 반구와 같이 기하학적인 덩어리 위에 점, 선, 혹은 한문의 글씨와 무념무상하게 떨어진 먹과 같은 검은색 덩어리가 보입니다. 마치 맑은 화선지에 떨어진 먹물과도 같이 덤벙분청이 메워진 화면에 음각의 글씨와 함께 순수하게 그 검은 색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분청의 자유분방함을 지향할 뿐 아니라 절제되고 겸손한 도덕정신에 기초한 이수종의 작품에서 예리하고 섬세한 감수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인간과 흙과의 직접적, 원초적 관계의 합일을 회복하고, 흙을 단순한 물질로서 받아들이기 보다는 오히려 풍부한 대지로 믿고 그 자연 속에 몰입하여 그것과 일체가 됨으로써 신선한 생명을 얻는 일이 나의 작업이다. 믈질로서의 흙과 현상으로서의 불의 만남은 결국 자연일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의미는 지극히 당연하게 인간의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수종은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현재 세계도자협의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그의 작품은 Victoria and Albert Museum(영국), Royal Ontario Museum(캐나다), 국립민속 박물관(대한민국) 등 각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수종의 철화분청 속에서 피어난 추상의 세계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갤러리 담 장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