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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 ‘Stonescape’ 展
	2018년 01월 03일 – 01월 28일
	통인 옥션 갤러리5F, 통인화랑 B1
	백색으로 마감된 사각형의 화면 위로 검은 돌이 올라와 있다. 부유하는 돌, ‘부석’이다. 반면 그림자를 동반하고 있는 돌은 현실적 지반에 스민 중력의 힘을 힘껏 껴안고 있다. 돌의 실존적 존재감이다. 오직 검은 사각형의 돌 하나가 막막한 공간에 홀로 자리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다. 그 사이로 둥근 원형의 형상이 달처럼 떠 있기도 하다. 달은 하얀 바탕에 묻혀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두툼한 질감으로 인해 표면에서 약간 융기되어 있다. 진한 검정으로 가득 찬 돌의 질감과 미색으로 채워진 달의 질감, 사각형과 원형의 이미지가 대조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달도 허공에 떠 있는 커다란 돌, 빛을 뿜어내는 돌이다. 검은 돌과 흰 돌이 그렇게 자리하고 있다. 검은 색의 단단한 돌은 풍부한 표정과 주름지고 굴곡진 자신의 생애를 무거운 침묵 아래 거느리며 고독하게 자존한다. 그것은 그려진 돌이자 만들어진, 성형된 돌이며 돌을 흉내 낸 의사돌이 되었고 정물/풍경이 되었다. 표정이 풍부한 돌은 이미 회화적이라 그것 자체로 충분한 그림이 되었다. 동시에 그 색채는 먹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물론 이 돌은 먹만으로 구현된 것은 아니라 혼합재료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먹으로 가득 찬 물질, 벼루 같은 존재가 되어 응고되어 있다. 특히 돌이 지닌 단호한 물질감이 화면위에 부착되면서 그림과 조각의 경계가 슬그머니 주저앉고 촉각성을 지닌 까만 돌이 납작한 평면의 화면을 무한한 공간으로 물리면서 돌진한다. 순간 그것은 광활하고 막막한 우주공간에 단 하나의 수석, 자연이 되어 자기 존재를 극대화하고 있다. 돌의 초상이자 돌이라는 육체성의 확고한 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