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의 자리 (Rethinking Craft)
기간 : 2017.06.06. (화) ~ 2017.09.24. (일)
장소 :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
요금 : 무료
참여작가
강석영, 권순형, 권영우, 김지혜, 노경조, 데비한, 신미경, 여선구, 오숙환, 원경환, 유리지, 윤형근, 이수경, 이승희, 장응복, 정경연, 정승, 주세균, 차승언, 천선명, 홍영인
공예의 자리 전시는 9월 24일 까지 연장 전시 중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남서울미술관에서 <공예의 자리> 전시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에서 기존에 주목하지 않은 분야나 작품을 새롭게 조명하는 기획전으로 마련되었다. 첫 번째 시도는 현대공예 소장품을 대상으로 한다.
공예는 가장 오래된 미술이지만, 근대 이후 미술 개념 변화와 산업화에 따라 ‘공예란 무엇인가’ 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분야이다. 이러한 논의에는 기능, 즉 실용성에서 유래한다는 공예의 속성을 벗어나 기능보다는 작가의 미학적 표현에 근간을 둔 새로운 공예작품들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공예의 자리> 전시는 공예의 재료나 기법을 탐구하면서도, 조형실험을 통해 작업세계를 발전시킨 현대공예작가의 작품을 중심축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공예의 전통개념에서 자유로운 작업세계를 구축하며, 미술 장르간의 경계를 넘으며 작업을 확장하는 특징이 있다.
본 전시는 이들 작품들과 미적표현과 주제를 공유할 수 있는 회화, 조각 등의 타 분야의 작품들을 함께 전시하여 현대공예 작업을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전통적인 공예 재료와 기법을 전략적으로 차용한 작품들을 전시에 포함하여, 현대미술에서 공예가 지닌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수경
<번역된 도자기>는 선택되지 않고 깨어진 도자기 파편들로 ‘탈 도자기’ 형상으로 재탄생시킨 작업이다. 파편들을 잇고 붙이는 반복적인 작업들은 파괴에서 새로 구축하는 즉, 죽은 것을 살리는 과정으로 상징화하며, 작가에게 이 과정은 하나의 치유 행위가 된다.



심미경
심미경은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청화백자의 모양을 비누로 만들고, 전통장인의 상감기법으로 문양을 정교하게 그리며, 원본의 마모된 상태까지 치밀하게 재현한다. ‘트랜스레이션(Translation, 번역)’ 문구가 있는 작품제목과 작품 운송할 때 사용하는 크레이트(목상자)를 함께 전시함으로 작가의 의도는 구체화된다. 사물이 원래 있던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박물관에 전시되는 유물이 되면서 사물의 본래 가치와 우위는 변화하게 된다. 작가는 박물관의 유물을 매개로, 서양추종적인 근대화 과정에서 형성된 가치체계에 문제의식을 던진다. 작가는 쉽게 손상되거나 씻으면 없어질 수 있는 비누라는 연약한 재료를 통해 단단한 도자처럼 보이지만 사라질 수 있는 현재의 가치와 위계를 다시 환기시킨다

데비 한은 미국에서 성장한 작가로 자신의 저에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한국의 전통청자를 직접 배우고, 이를 작업의 중요한 매개로 사용한다. 작가는 청자로 만들어진 서양미의 상징인 비너스상들을 통해 세상이 요구하는 아름다움과 현실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아름다움의 괴리와 긴장을 표현한다. 자세히 보면 제각기 다른 특성의 이목구비를 가진 두상들과 흐릿한 인상의 두상들이 대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