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미술관에서 3회째 <CROSS∙OVER>전을 개최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십자가는 인간의 죄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성물입니다.  사랑, 희생, 섬김, 나눔 등 십자가가 가진 여러 의미를 우리의 삶에 새기고 베풀고 실천함으로써 은혜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고난주간과 부활절에 열리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십자가의 참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CROSS∙OVER>전은 한국 현대도예가 63인이 재해석한 도자십자가를 선보입니다. 십자가가 가진 다양한 상징, 조형성과 도자예술의 다채로움을 감상하고, 그 속에 담긴 신앙의 의미와 예술과 삶 속에 스며든 희로애락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수준 높은 작품을 출품해 주신 작가님들께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 전시를 위해 많은 도움과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밀알미술관 관장  윤 병 옥

우관호

원경환

이인진

권오훈

맹욱재

김종인

2014 Cross·OverⅢ

서문

 

홍지수_미술학박사, 도예평론

 

신(神)의 시대였던 중세시대는 인간의 행위와 자연현상을 신의 섭리나 메시지로 해석하고 평가했던 시기였다. 그 속에서 예술은 그 자체의 목적보다 무학, 문맹자들에게 신의 메시지나 교리를 전달하는 중요한 시각적 수단이자 지상에 펼쳐진 천상의 세계인 교회를 장식하는 중요한 건축요소였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도상은 바로 그리스도의 고난, 영적인 구원을 상징하는‘십자가’였다. 초기 기독교 미술에서 십자가는 끔찍한 사형기구이자 외면하고 싶은 치욕적인 죽음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신약성서의 주제에 근거를 둔 기독교 도상의 명확한 체계가 안착되면서 인류의 구원이자 종교적 영성을 현실의 세계에 구현하는 믿음의 징표로 자리 잡았다. 이‘못 박힌 그리스도’의 상징은 지금까지 수많은 문화의 시대가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동안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재기에 의해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지금까지 그 모습을 달리해왔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올해로 3회를 맞는 <크로스 오버_Cross·OverⅢ>전은 오늘날 종교와 예술의 관계를 새롭게 묻고 나아가 이 오래된 상징에 대한 공예가들의 새로운 해석과 다양한 표현을 한자리에서 확인하는 전시다. 이 전시에서 십자가(Cross)는 작가들의 역량과 다양한 해석, 작품세계를 가늠하기 위한 최소한의 틀이자 공통의 화제(畵題)로 기능한다. 흙과 유리를 주재료 삼는 63여명의 작가들은 그간 자신들이 천착했던 조형세계를 바탕삼아 십자가 도상의 조형과 의미를 다시금 사유하고 그 위에 기술적 지식과 숙련된 기술을 더해 새로운 십자가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한줌 흙에서 자신과 닮은 형상을 빚고 숨을 불어 생명을 창조하는 조물주를 모방하듯 자연의 물질에서 ‘우리 시대의 쓸모 있는 물건’, ‘가치 있는 예술품’을 창작하는 이들이 만든 십자가에는 분명 단순히 작가 개개인이 가진 종교적 신념과 소명을 드러내는 것 이외에 특별한 의도와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종교적 측면에서 예술가들이 십자가를 재현하는 일은 대게 본인의 내면생활 즉, 영적 생활을 다짐하는 신념의 행위인 동시에 자신의 영성을 자신이 지닌 창의성과 감각의 발흥을 통해서 시각예술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행위로 읽혀진다. 그러나 십자가에서 종교적 신앙 너머 다른 것을 보고자 하는 이들은 종횡으로 수직 교차하는 두 개의 직선 속에서 우리 삶의 다양한 편린을 보기도 하고, 삶의 치유를 구하기도 하며, 기호학의 측면에서 고도로 정제된 상징세계를 이끌어내기도 할 것이다. 결국 십자가의 형상은 재료와 주제를 대하는 작가의 의지행위에 따라 실용을 구현하는 기능적인 작품에서부터 작가의 개인적 사유를 드러내고 관람자의 미적경험을 불러일으키는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드러난다.

우리는 이 열십자의 스펙트럼 속에서 오늘날 자연에서 재료를 구하고 손으로 형상을 만들며 불로 색, 단단함 그리고 질감을 구하는 63여명의 다른 생각, 다른 감각, 세상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공예에게 특정한 재료와 기술에 대한 몰입 이외에 새로운 물질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요구하는 시대다. 그 속에서 이 시대의 공예가들은 자신들이 지닌 개성과 기질을 최대한 끌어올려 주어진 주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흙과 유리라는 매재(媒材)를 어떻게 다루는지, 나아가 어떤 물질(혹은 비물질)과 결합시켜 어디까지 표현의 한계를 확장시키고 있는지, 그렇게 만든 십자가의 형상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지켜보는 일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종교와 예술의 익숙한 그러나 색다른 조우는 우리로 하여금 확장된 세계 그리고 작가들의 깊은 사유와 창작의 세계를 이처럼 홀연히 마주하게 한다.

2014 CROSS·OVERⅢ

 

 

Hong, Ji su (Ph,D of Art studies, Ceramic Critic)

 

 

Human conduct and natural phenomenon were interpreted and evaluated as providence or message of God during the Medieval Times, the age of God. During that time, art was recognized as visual method of delivering message of God or doctrine to illiterate people and architectural elements ornamenting the church, the celestial world on earth, rather than and end in itself. The Cross was the most important icon symbolizing Jesus Christ’s suffering and spiritual salvation. Early Christian Art, the cross was emblem of horrific death penalty tool and humiliating death which everyone shunned, but it got settled as sign of faith, realization of religious spirituality in real world and salvation of mankind, when christian icon was systemized clearly based upon the subject of the New Testament. This symbol of ‘crucified Jesus Christ’ has been reinterpreted endlessly by artists with their imagination and wit throughout the creation and destruction of numerous cultural era.

 

As an extension of context, the third year of <CROSS·OVER III> exhibition examines relationship between religion and art in today and further ascertains both novel interpretation and diverse __EXPRESSION__ of artists in one place. The Cross is functioned as common subject and minimum assessment tool of artists’ capability, various interpretation and their oeuvre in this exhibition. Over 63 artists, who delve deeper into their own distinctive style of work made with major material such as ceramic and glass, cogitate on form and meaning of Cross icon on top of technical expertise and skilled craftsmanship in order to present new cross to the world. Turning natural material into ‘something useful object’, ‘valuable artwork’ by artists somewhat resembles God creating human with a handful of clay. There must be special meaning and intension rather than showing artists’ religious faith and calling,

 

In religious aspect, artists reproduce the cross for meditating their inner life, that is to say spiritual life, and expand their boundary of visual art through creativity and rise of sensation at the same time. For those who seek for some other meanings beyond religious icon of cross, some catches a glimpse of our various life through two straight lines crossing at right angles, seek for healing and derives highly refined symbolic world in semiotics. Eventually, the cross comes into view as functional work realized practicality by artists intention and art work representing artist’s personal reason arousing audience’s esthetical experience.

 

63 artists who seek materials from nature, build by hand, obtain color, rigidity and texture through fire, presented their different thoughts, sensibility and ways of communication within cross-shaped spectrum. Research and comprehension in new material are demanded more than immersion in specific material and technique in crafts today. It is exciting to see cross works how the subject was interpreted, how mediums, ceramic and glass, are treated and how the limit of __EXPRESSION__ was expanded by combining other material to the utmost of artists’ individuality and ability. Encounter between religion and art familiar but unusual makes us to face abruptly the expanded world, artists’ deep cogitation and world of cre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