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작품세계의 일관된 소재이자 주제는 ‘집’이다. 집에 관한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이경주의 작품은 도판회화, 도자조형, 도자설치 등 다양한 표현방법과 풍부한 색채를 통해 건축적 공간인 집을 심리적 공간과 정체성으로 해석함으로써 인간과 집의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5년간 전개해온 집에 관한 이경주의 작업을 포괄적으로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경주 도자 특유의 회화적인 색채와 효과적인 표현이 인상적인 도판회화 <그 남자의 집> 시리즈는 인간의 영원한 노스탤지어(Nostalgia)인 집에 관한 문학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수직적 긴장감과 섬세한 색의 도자입체조형작품 <집으로>, <집을 찾아서>, <꿈꾸는 집> 시리즈는 신유목민(New Nomade)적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집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천여 개의 도자 미니어쳐 집이 전시장 바닥에 설치된 <즐거운 나의 집 2012>은 집에 관한 물질성과 은유적 관계성를 함축적으로 시각화하고 있다. 짐 리브스(Jim Reeves)의 노래를 차용한 <Welcome To My World>는 80여 개의 다채로운 도판회화로 구성되었다. 이 작품은 단순화 된 집의 형태에 다양한 상징과 칼라를 배치해 개인적인 공간인 집을 그 속에 살고 있는 개인의 정체성과 삶을 반영하는 공간으로 그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이경주 - Welcome To My World>전은 현대도예의 폭넓은 표현가능성을 모색하고, 집이라는 공간과 정체성의 관계에 대한 이경주의 끊임없는 사유의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이경주의 세밀한 색채에 힘입어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시각화된 ‘집’은 관람자의 개별적인 경험과 정서를 통해 공유되면서 새로운 공간해석의 여지를 두고 있다. 나아가 집에 관한 지속적인 상상과 사유를 통해 물질적인 공간 너머 개인의 삶이 오롯이 내재된 나의 세계로 관람객을 흔쾌히 초대하고 있다. 전시의 제목처럼 Welcome To My World!

큐레이터 박서운숙

Opening Reception 2012. 4.4 Wednesday 5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