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자연적이라고 강조하는 수많은 인공물들이 넘쳐난다.
10년 전엔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자연미인이라든지 진짜 순참기름처럼
‘난 원래부터 자연이었어’라고 중언부언 강조한다.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러하지 아니한 세상에서 외롭게 외치지만 그마저 광고의 웅변에 묻힌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이러하다 보니 지극히 자연적인 것이 숭배 받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평범한 소시민이 평생 접어왔던 봉투가 달인의 묘기가 되고,
동네 어귀에서 한 소절 멋들어지게 부르던 노래 한 소절이 방송을 타고 인터넷을 타고 영웅시 된다.
왜 우리는 영웅을 목말라 하는가.
우리는 영웅의 모습을 평범한 인간의 모습 안에서 찾으려고 하는가. 이런 질문에서부터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고대 신화에서부터 인터넷까지

인류 최초의 신은 동물이었다.
동물의 형상을 한 신은 인본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
인간의 모습을 한 초인격체.
신 고대에서부터 인간의 모습을 한 초자연적인 신들의 형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지극히 인간적인 것에서 무한한 초자연적 가능성을 찾으려고 노력한 증거가 아닐까.
미국 드라마 'Hero' 엔 평범해 보이던 등장인물들 대부분은 결국 초능력자들이다.
이는 마치 우리가 매주 달인을 만나는 것과 같다.

소모품이 되어가기 시작한 초자연물,
영웅 시리즈: Marvel Comics의 각종 Man Series, 레고의 Hero Factory,
이거 이렇게 공장에서 막 찍어대도 되는 건가?
적어도 미켈란젤로는 아니더라도 시스틴 성당에 그리듯
한땀한땀 장인의 숭고한 장인정신이 조금은 필요한거 아닌가.
이왕 이렇게 된 거 틀로 막 찍어내 보자. Super Nature하게 흔하게 될 때까지.

스스로 신화가 되어버린 공동지성 생명체, 인터넷
내가 볼땐 폴포츠나 최성봉이 인터넷 때문에 영웅이 된 것이 아니라
인터넷이 ‘스스로 그러하게’ 영웅이다.
자연적으로 스스로 신격화 되는 초자연적인 인공물이라 더 신기하긴 하다.
하지만 단순히 신기하게만 생각할 만큼 더 이상 관찰 대상이 아니라
우리 뇌세포를 조금씩 침범하고 있다. 꼭 뇌 속의 뉴런들에 IP주소가 하나씩 부여되는 듯한 느낌이다.
어쩌면 이들이 아니면 내 존재 자체가 사라질 듯한 위기를 느낀다.
누가 나를 이렇게 기억해 줄 것인가. 그것도 영원히.

 -결론

 우리가 숭배하는 혹은 갈구하는 절대자는 특이하고 기이한 그 무엇이 아니라 마치 공기처럼
어디서나 존재하는, 스스로 그러한 자연 혹은 우리 자신 가운데 있다.
이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Super-Natural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