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신금호 생활자기전
전 시 기 간 2010년 3월 31일 - 2010년 4월 6일, 1:00pm
전 시 작 가 焰農 신금호
전 시 장 소 통인화랑 (지하1층)
(110-31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6 통인빌딩 B1
오 프 닝 3월 31일(수요일) 오후5시
전시문의 및 담당 Tel. 733-4867  / 통인화랑 한정운큐레이터
www.tongingallery.com



그는 두 번의 生을 산다. 두 번의 생을 관통하는 공통된 원소는 불(火)이다. 첫 번 생에서 그의 정신은 노동현장의 뜨거운 불 속에서 강철로 단련되었다. 퇴직 후 두 번째 생에서 그는 1800도가 넘는 뜨거운 불 속에서 도자기를 빚는다. 흙 사발들은 밥을 먹고 살아야하는 모든 생명에게 바쳐지는 그의 지극한 공양 그릇이다. <국그릇>에 좌표를 정한 그는 일상의 그릇 빚기에서 그토록 찾았던 求道의 구체성을 획득한다. 불(火)이 두 번 만나 염(炎)을 이뤘다. 두 생에 걸쳐 불을 관통해온 염농의 작품들은 담담(淡淡)하다. 타오르는 불의 정점은 외려 고요하기에. 빈 그릇에 맑은 그의 영혼이 담겨있기에. 그리하여 이 국그릇들은 예사롭지 않다. (안일순)

<작가노트> 나의 손 빚음 그릇 빚기의 근본이자 으뜸은 국 그릇입니다. 밥 그릇엔 밥 밖에 담을 수 없지만 국그릇은 밥도 담고 국도 담으니 밥 그릇과는 비교도 안되지요. 그러하니 국그릇은 밥을 담으면 밥 그릇이요,약을 담으면 약 그릇이요, 물을 담으면 물 그릇이요, 국을 담으면 국 그릇이요, 술을 담으면 술 그릇이요,하늘을 담으면 하늘 그릇이요. 마음을 담으면 한없이 맑은 마음 그릇입니다. 국 그릇을 낮추어 빚으면 접시요,대접이며,국 그릇을 높이어 빚으면 꽃병이요. 항아리요, 좁히면 종지요,술잔이요, 높히고 넓히면 넉넉한 메병이요, 동그란 달항아리요 늠름한 백자항아리이지요. 도자길 두해반이 지난 지금에사 비로서 이 이치를 알게 되었지요. 그러니 이제부터 내 그릇의 근본을 국그릇에 두려하지요. 실제로 기술과 기량면에서는 걸어야 할 길이 지척으로 남았지만 그래도 국 그릇을 제대로 빚을 수만 있다면 모든 그릇을 제대로 빚을 수 있을 터이겠죠. 이렇게 좌표를 정하고 나니 모든 그릇이 한눈에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구도하듯 길을 걸었지만 이제는 큰 짐을 덜어낸 것 같아 마음이 가볍고 편하지요. 홀가분 하지요. 가는 길 가는 목적지가 뚜렸해진 것이지요.(염농,신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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