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정보서비스>

Open the Door - 570miles

<한국공예문화진흥원 기획공모전시>

전시기간: 2007. 11.3(토) ~ 11.14(수)

전시장소: 지우리팡미술관 
(9 CUBE ART MUSEUM)/지우창.북경

도어(陶語)는 청년 도예작가들의 모임입니다. Study group으로 출발한 도어는 ‘도자기 언어’라는 뜻으로 작가들의 감성을 그 들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door’라는 영문표기는 도예계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작가들의 실험정신과 목적의식을 나타냅니다. 
2002년부터 시작된 도어의 발자국은 매년 다른 향기를 내뿜으며 한발한발 걸어왔습니다. ‘door展’, ‘봄愛봄’, ‘굽기 태우기 버리기-Mixed Media展’, ‘하얀 겨울, 빨간 크리스마스 展’을 기획하고 전시하였으며 올해로 다섯 번째 전시를 기획한 도어는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올해의 전시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작가들과의 교류전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공간에서 낯선 이들과의 적극적 교감을 목적으로 하는 이번 전시는 도어인들에게 신선한 에너지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교류전을 통해 한중 양국 청년 도예가들의 예술적, 정서적 교감을 바탕으로 두 나라의 작가들이 새로운 기획전시로 다시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너무 느리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은 도어의 행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정하지 않은 자유로운 발걸음이기에 경쾌하면서도 그만큼 아름다운 파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도어인들은 매 순간 치열하게 흙을 매만지며 세상과의 대화를 원합니다. 도어는 하나의 언어로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색깔로 보여지고 싶어하지도 않습니다. 각자의 언어, 각자의 색을 보여주며 하나이면서 섞이지 않는 마블링 무늬 같은 도어이길 원합니다. 
 도어는 항상 같은 자리에 서 있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모습과 열정으로 어느 곳이든 어떤 이들 앞에서든 세상의 문을 열고 나타날 준비가 되어 있기에 도어인인 것입니다. 각각의 손끝에서 나오는 가치 있는 외침은 도어인들에게, 그리고 도어와 교감하는 모든 이들에게 환호성이 되어 돌아올 것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끝으로, 금번 전시를 위해 수고해주신 도어회원 여러분과, 도어를 믿고 지지해준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중국작가분들, 지우리팡(九立方)미술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도어 회장 신희원

(한국 참여작가)

김생화, 박기열, 박지선, 신일선, 신희원, 안세연, 양정숙, 윤경혜, 윤혜진,

이숙랑, 이지영, 임성빈, 최대규, 허정은, 이정헌, 김도진, 조석현, 한세정,

백승주, 진혜주, 김선경, 이은미, 이지혜, 유지영, 김은정, 이주희, 김문경, 안민성, 유정민

교류의 이유

禹 寬 壕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렸던 제4회 ‘한중일 현대도예-신세대의 교감전’에 공식적으로 중국 대학원생들의 참가가 이루어졌다. 나라별로 별개의 전시공간을 사용하였으나 가운데 방에는 각 2점씩의 한국, 일본, 중국의 작품들을 섞어서 전시하였다. 
명제표에 국가별 표시가 없었다면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작품에서 국적 구별은어려웠다. 작품을 본 사람이나 출품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번에 베이징에서 열리는 ‘Open the door-570miles'의 작품들도 사진상으로는 국적 구분이 되지 않았으며 전체적으로 한국과 중국의 전통적 우아함과 세련미 그리고 정치한 기교 보다는 표현중심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릇의 가치와 용도에 중심을 둔 작품, 추상적 조형에 비중을 둔 작품, 형상을 바탕으로 내용전달에 주력한 작품, 점토의 물리적 특성을 구현코자 하는 것들로 나눌 수 있으며 한 두 점은 설치미술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었다. 
물론 몇 점은 형태 표현이나 유약 등에서 어렴풋이 나라색이 드러나는 것도 있지만 대다수의 작품들은 큰 분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반드시 한국과 중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며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흐름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의 대분류에서 보다 정교하게 분화작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것들은 다시 동화작용을 거쳐 상호 교착하거나 이종교배의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경우

 최근 수 년에 걸쳐 한국의 청년작가들은 일본을 포함한 다른 외국들과의 교류전을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왔다. 외국의 작가들이 한국에서 전시회를 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 반대의 사례도 있었다. 특히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의 개최이후 한국의 국제교류는 넓은 범위에 걸쳐 이루어졌다. 여기에 더해 세계에서 개최되는 공모전 및 워크샵의 참가 등으로 청년작가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은 점차 한국이라는 지역적인 범주에서 벗어났으며 표현력이나 기술적인 완성도 및 재료를 다루는 기교 또한 앞의 세대들에 비해 월등한 성취를 이룬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인터넷 상용 세대들의 특징답게 다량의 외국 정보에 의한 자기 성찰의 기회도 늘어났기 때문에 작품의 내용들도 진보적이라 할 정도로 파격적인 양상의 것도 적지않게 눈에 띠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변화의 결과는 최근의 공모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00년 초반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한국 청년작가들은 국내외 공모전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의 도자비엔날레 공모전, 한국공예대전 일본의 일본크래프트전, 아사히공모전, 미노국제도자공모전 등에서 크게는 대상 작게는 동상 이상의 성과를 거둠으로서 장차 한국 현대도예를 이끌어갈 세대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되고 있는 것은 작가 상호간의 지적 교류와 담론의 필요성이다. 작가들은 작품으로 발언하고 그것을 토대로 영향을 주고받아 왔다. 특히 전근대적 도예에서는 재료와 기술 그리고 기교가 우선시되어 왔으나 지금은 보다 면밀하고 치열한 논리에 의한 작품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청년작가들은 보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중국의 경우

 사실 중국의 현대도예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바가 없다. 2005년 가을부터 10개월 남짓 중국에 체류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자 하였으나 여의치 않았다. 징더전, 이싱 등지를 다니면서 본 수박 겉핥기식의 견문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며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열린 두 사람의 개인전과 중국 최초의 통합적 도예전이 전부였다. 따라서 이 글에서 중국의 현대도예가 가지는 장단점을 논할 수는 없으며 앞으로 중국이 어떠한 방향에서 정체성을 획득하여야 하느냐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중국 도자의 전통과 존재에 대해 부인할 수 있는 나라나 작가는 없다.  오늘날에도 중국도예의 영향은 적지 않으며 대표적인 사례로 리처드 노킨을 들 수 있다. 그는 이싱의 즈샤후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고 또 그것을 기반으로 추상표현주의적 도자가 횡횅하는 미국 도예계에서 중국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노킨은 이싱의 재료와 기교에 핵과 전쟁 등의 주제를 더함으로써 독창적인 성과를 도출해 냈던 것이다. 
노킨 외에도 이싱 즈샤후와 관련되는 작가들은 타이완의 아 레온과 한국의 오천학 등이 있으며 진시황릉 병마용을 인용한 작가들은 노르웨이의 메리안 헤이여달과 프랑스의 자크 코프만, 스위스의 필립 바르드 등이 있다. 
이상의 작가들은 중국의 도자 또는 관련 유물을 작품의 소재로 차용한 경우이지만 영국의 안토니 곰리는 중국 민중들의 에너지를 이용해서 대규모의 작품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면 중국 현대도예의 발전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한국의 현대도예가 시작되던 상황에 비하면 오히려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다만 중국의 청년작가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오랜 전통의 무게를 벗어 던질 수 있는 과단성과 현대의 도예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간파하는 통찰력에 준거한 정체성의 확립이라고 생각된다.   

교류의 이유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사정은 다르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흙을 통한 교감의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교류의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았다.

 이번 ‘Open the door-570miles'는 진보적 교류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2000년 초반부터 최근까지 징더전, 포샨, 츠보 등지에서 이루어진 ‘국제성’을 표방한 기성작가 중심의  약간은 식상한 전시회와는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시회의 기획에서 준비 그리고 진행에 이르기까지 두 나라 작가들은 상호 협의와 이해에 의해 방향과 규모를 설정하였으며 그 결과 한중 두 나라 현대도예의 현상을 정확하게 짚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청년작가들의 자발적 행동들은 한국적 또는 중국적 현대도예라는 분야가 자리매김 하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기성의 작가들과는 다른 세대의 출현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한국과 중국에서의 현대도예는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의 흐름에 편승하여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70, 80년대 미국 현대도예의 거친 물결은 전세계 도예계를 흔들어 놓았으며 그 결과 추상표현주의 도예, 펑크세라믹 등의 교조주의적 신조어가 회자될 정도로 그 영향이 컸다. 
 일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본은 탈아시아를 표방하면서 1950년대 중반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국의 도예를 알리는데 주력하여 왔다. 오브제라는 조어가 하나의 전문용어로 자리잡은 사실만 보더라도 일본의 현대도예는 세계 도예를 이끄는 또 다른 축이 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젊은 작가들이 미국과 일본 등지로 유학을 하였고 그에 따른 문화적 사대주의라는 부작용도 적지않게 발생하였다. 미국내의 연례행사인 NCECA에 참가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유럽에서 시작된 친목단체인 IAC의 회원이 되어야 국제적인 작가의 반열에 든다고 착각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뒤늦게 현대도예를 시작한 한국과 중국은 거의 매년 ‘국제’라는 이름을 건 행사를 열어왔고 거기에 참가하는 미국과 유럽의 작가들 중 검증되지 않은 몇몇들은 안하무인격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목격한 바 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모전이 한국과 일본, 타이완에서 개최되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사정은 확실히 다르다. 그러나 ‘Open the door-570miles'는 서로 다른 사정들 가운데서 교감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응집시켜야 한다. 그리고 21세기 현대도예를 열어가는 강력하고 새로운 힘의 기폭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 참여작가)

쉬위샨, 여우지아, 마위에쥔, 딩위신, 즈민, 까오옌화, 치엔지광,

양징, 왕러겅, 리우리엔, 쟈오빈, 쟝쉬엔, 푸추안, 천챠오, 판치양